디지털 전환과 유연 노동시장… ‘평생직업교육’이 새 표준으로
2025년 현재, 직업의 개념이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고용 모델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N잡(N-job)’이라는 다중 수익 활동이 새로운 노동 형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28%가 본업 외의 추가 수익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부업을 넘어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은 고용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고 있다. 기존에는 ‘직업’이 특정 기업이나 조직에 소속되어 장기 고용을 전제로 했다면, 지금은 플랫폼 기반의 자유로운 과업(Task) 중심 일거리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프리랜서 마켓, 1인 창작자 활동, 온라인 교육, 이커머스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수익 활동이 본업과 병행되거나 때로는 본업을 대체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자 개인의 정체성과 생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안정된 직장’보다는 ‘불확실성을 분산한 여러 수익원’이 현실적인 선택이 된 것이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수익 구조 다변화를 통한 자립 추구가 새로운 직업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평생직업교육’의 중요성도 크게 부각된다. 특정 기술에 평생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주기적인 재교육과 역량 개발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 같은 제도는 디지털 마케팅, 온라인 창업, 콘텐츠 제작 등 실용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이라고 지적한다. 다중 직업 활동을 기반으로 한 소득 구조는 노동시장 전체의 재편을 유도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와 교육기관, 민간 플랫폼들도 이에 발맞춘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노동의 불안정성과 소득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직업의 의미’가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N잡 시대는 단순히 수익 다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의 개념 자체를 다시 쓰는 과정이며, 디지털 환경과 교육, 제도의 조화 속에서 새로운 일과 삶의 균형을 모색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