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맞춤형 금융서비스, 어디까지 왔나


“프리랜서·부업자 대상 대출, 보험, 세무 컨설팅까지… 유연해지는 금융시장”


코로나19를 계기로 촉발된 비정형 근로 형태의 확산은 이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정규직 외에도 여러 직업이나 수익원을 동시에 갖는 이른바 ‘N잡러’들이 증가하면서, 금융시장도 이에 대응해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프리랜서도 대출 받을 수 있을까
기존 금융권은 정규직 중심의 소득 구조를 기준으로 신용을 평가했기 때문에 프리랜서나 플랫폼 종사자는 대출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정형 근로자의 수입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이 도입되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중심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수입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도를 평가하고, 자동화된 절차로 소액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핀테크 업체는 배달, 디자인,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직군의 수익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한도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N잡러 전용 보험, 틈새시장에서 주류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부업자들을 위한 보험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플랫폼 근로자를 위한 상해보험, 프리랜서를 위한 소득보장형 보험 등은 직업 특성과 수입의 유동성을 고려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운 월 단위 유연 보험 상품을 출시해 반응을 얻고 있다. 업무 중 사고에 대비하는 특화 상품도 등장하면서, N잡러의 위험 분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금 처리, AI가 도와준다
부업을 병행하는 이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세무 처리다. 사업자등록, 소득 신고, 세액 공제 등에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 많지만, 대부분 개인이 이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자동 세무신고 플랫폼이 등장해 N잡러의 세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플랫폼에 수익 정보를 연동하면 자동으로 매출을 계산하고, 필요 서류를 생성해주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N잡러 대상 노무·세무 패키지를 제공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
전문가들은 N잡러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금융 포용성 확대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제도권 밖에 있던 다양한 근로형태의 소득자들이 정당한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과 함께 소득 파악 및 세무신고 시스템을 정비 중이며,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안전망 구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N잡러 시대, 유연하고 실용적인 금융서비스의 정착은 곧 개인의 경제적 자립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에 대한 제도적·산업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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