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고정된 수입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N잡 트렌드가 본격적인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지난 6월 직장인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 4일제를 시행 중이거나 시범 운영 중인 기업에 다니는 응답자 중 58.4%가 부업을 고려 중이거나 이미 시작했다고 답했다. 가장 인기 있는 부업 형태는 스마트스토어, 콘텐츠 제작, 온라인 강의, 배달 라이더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단순 아르바이트 중심이었던 부업 시장이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대해 시간 자율성의 확대와 디지털 기반 수익 창출 경로의 다양화, 그리고 경기 불안정에 따른 개인 경제력 확보 욕구를 동시에 꼽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와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되면서 개인의 시간 관리 능력과 기술 활용 능력에 따라 부업 수익의 편차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되고 있다.
부업 시장의 성장세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전자상거래 솔루션, 크리에이터 지원 툴 등 N잡 생태계를 구성하는 서비스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플랫폼 기업은 아예 ‘부업 전용 프로그램’을 출시해 수익화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청년 및 중장년층의 부업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노동시장에서는 이러한 부업 확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일부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 개인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본업 외 수익활동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고용 및 소득 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주 4일제 시행 이후에도 실질 임금 하락을 체감하는 직장인들이 부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부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사회적 흐름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잡은 더 이상 일부 프리랜서나 청년층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정규직 직장인, 경력 단절 여성, 은퇴자 등 다양한 계층이 부업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들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 4일제와 같은 근무 환경 변화는 앞으로도 개인의 수익 구조와 일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업을 단순한 부차적 수단이 아닌 하나의 ‘경제 활동’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